단순하고 둔하지만 마음은 따듯한 친구 “뚱이”, 회사 생활을 시작하기 전 사람들이 나를 보며 떠올려준 이미지이다. 스스로를 바라볼때도 주위 환경에 크게 타격 받지 않으며, 좋은게 좋은거라는 속편한 마음으로 욕심 부리지 않고 나의 속도에 맞춰 여유롭게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그런 나를 좋아했다. 하지만 회사 생활 3년을 하면서 마주친 내모습은 누군가 강요하지 않아도 스스로 정해놓은 정답에 맞추기 위해서 내 몫 이상의 것을 바라며 나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내가 정한 정답만이 답인거 마냥 굴며, 내가 불타거나 주위를 불타게 만드는 사람이 되었다.
좋은 사람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겉으로 뾰족함을 숨기고 싶을때는 상대방이 바라지도 않은 배려를 스스로 노력해 놓고 원하는 만큼의 피드백이 오지않는것에 서운해 하고 부정하며 끝을 다듬어 둥글게 만들지는 못한 화살이 안으로 향해 나를 찌르곤 했다. 스스로 반성하며 내안에 가득해진 부정적인 모습에 실망했다가, 이런 상황을 만든 환경에 분노하며 연민하길 반복하다보니 건강과 함께 마음의 여유를 잃게되며 나를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후회와 성찰보다는 앞으로 나를 지키기 위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고 어떤걸 채워야 할지 고민할 수 있는 온전한 시간이 필요했고, 실질적인 마음의 안정을 줄 수 있는 자연과 가까워 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 뉴질랜드로 1년간의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게 되었다.
서른살이라는 나이가 주는 무게로 뭔가 해내야 될것 같다는 부담감과 현실에 치여 워킹홀리데이에대한 의미가 희미해 지기도 했지만, 누군가 정해 놓은 그림을 따라 그리기보다 마음 가는대로 채워 놓고 보니 하나의 작품이 되는 여정이 되길 바란다.
“사진뿐만 아니라 인생도 마찬가지 입니다. 누구를 받아들이고 무엇을 배제할지,
무엇이 드러나고 무엇이 감춰지는지에 따라 인생과 사진의 그림이 달라집니다.” - 다야니타 싱
뉴질랜드에서의 일년은 다양한 경험과 만남을 통해 고민하며 내가 어떤 그림을 그려왔는지에 대한 스케치를 글로 기록하고, 글을 읽는 사람들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은지 질문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려 한다. 찍는 순간 확인 할 수 없고 여러번 촬영이 어려워 찰나의 순간을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는 필름 카메라를 되도록 매일 촬영해 1년후 우리의 추억도 되짚어 볼 예정이다.
“Wonder in Everyday Life” 나의 일상에서 작은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길, 떠나 보낸 일상보다 앞으로 만나게 될 것들에 대하여 기대하며 미소로 하루를 보내길 바라며 다음부터는 뛰어나지 않은 글쓰기를 잘해 보이고 싶어 꾸미는 것에 집중해 먼산으로 가기 보다 나의 생각을 닮은 노래, 영화, 책의 이야기들로 뉴질랜드에서의 여정을 써내려가려 한다. |